나만의 시간이란?
나만의 시간이란 무엇일까? 나만의 시간은 나에게 몰입하는 시간 즉 혼자만의 시간을 의미한다. 일상을 바쁘게 보내다 보면 길을 헤매고 여기저기 부딪히게 된다. 나만의 시간은 그런 혼돈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다. 나 자신을 우선순위에 둘 수 있는 시간으로,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잠시 휴식을 선물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든 이때만큼은 무조건 앞으로 내달리기보다는 나 자신을 들여다봐야 한다. 중요한 점은 이 시간을 적극적으로 계획해야 한다는 것이다. 짬이 나면 혼자 있겠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때만큼은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고 다짐해야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고립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현대인들에게 혼자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쉽게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자. 조용히 혼자 있고 싶지만, 함께 놀자는 친구들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했던 적 한 번쯤 있지 않은가 화장실에 갈 때조차 항상 친구와 같이, 심지어 볼일을 보는 친구를 끝까지 기다리는 것이 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전날 밤새 과제를 하느라 피곤해서 잠이 쏟아지는데, 나만 빼고 친구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까 봐 걱정되어 모임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켰을지도 모른다.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이때는 학창 시절과는 또 다른 이유로 혼자 있는 시간이 허용되지 않는다. 회사에서는 보통 혼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서 성과를 내는 것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내 역량을 키우기보다 정치를 해야 능력을 인정받을 확률이 높다. 모처럼 느긋하게 혼자 점심을 먹고 싶거나, 일이 바빠 동료들과 티타임을 건너뛰려고 해도, 자칫 잘못하면 상사에게 요주의 인물로 찍힐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꾸역꾸역 동석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예전보다 모임이 줄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사회생활을 하고 가족을 챙기려면 혼자 있을 기회 자체가 없다. 기혼자 거나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 혼자 있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미혼이다 보니 기혼인 친구들보다는 나만의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지만,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데다 가족과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계획하지 않으면 혼자 있기가 쉽지 않다. 나를 관리하는 시간, 나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시간, 나를 알아가는 시간은 결국 내가 스스로 그 시간을 갖기로 마음먹고 계획을 지키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시간인 셈이다. 저는 매일 혼자 다니는데요?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단순히 어떤 공간에 홀로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혼자 있는 시간이 충분하더라도 대부분은 그 시간에 무엇을 하며 보내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소파에 누워서 온종일 의미 없이 핸드폰을 보거나 리모컨을 손에 쥐고 텔레비전 채널만 돌리는 것이다. 뭐라도 해볼까 싶다가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한다. 이런 시간은 나만의 시간이 아니다. 우연히 생긴 여유 시간에 그동안 못한 일을 하는 것 역시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게 아니다. 머릿속으로 잠시 개인적인 생각을 하는 것 또한 나만의 시간을 보낸다고 할 수 없다. 평소에는 관심 없던 사람이 문득 떠올라 잘 지내는지 안부를 묻거나 sns를 확인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틈틈이 이동 시간에 자신만의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간도 엄밀히 따지면 나만의 시간이라고 말할 수 없다. 멍하니 출근길 버스에 앉아 회사에 도착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오늘은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할지를 고민한다면 말이다. 이것은 나에게 집중한다기보다는 일과에 집중하는 시간이다. 과연 이 시간을 자신을 위한 시간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최근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고 나에게만 집중해 본 적이 있었는지 돌아보자. 어쩌다 보니 생긴 여유 시간에 혼자 있는 게 아니라 주도적으로 나만의 시간을 가진 적이 언제였는가? 근래에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창 밖을 보는 여유를 즐긴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보자. 아마 한 달에 며칠 되지 않을 것이다. 나만의 시간을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다. 나를 지키는 시간은 내가 나에게 선물하지 않으면 가질 수 없다. 처음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혼자 있는 습관이 자리 잡히면 완전히 새로운 날을 만날 수 있다. 오늘만큼은 외부의 소음을 잠시 차단하고 스스로에게 시간을 선물해 보자.
회복
회복의 시간을 보낸다는 것. 오늘은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하지 않았다. 옅은 잠에 취해 가만히 누워 있었다. 평소 같으면 '다섯만 세고 일어나자. 오늘도 할 일이 많다.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라며 스스로에게 잔소리를 했겠지만 오늘만큼은 그러지 않았다. 분명 일어날 힘은 있었지만 얼마 전에 받은 마음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내면의 원인을 알 수 없는 문제가 일어났을 때 당장 무언가를 바꾸고 고치기보다는 나 자신을 먼저 위로해 주는 시간을 갖는다. 아무리 친밀한 관계여도 타인은 내가 상처를 치유하고 에너지를 회복할 만큼 충분히 위로해 주지 않는다. 반면 내가 나에게 건네는 위로는 횟수도 무제한이고 크기도 줄어들지 않는다. 나아가 나는 내가 가장 듣고 싶고 필요했던 말을 언제나 해줄 수 있다. 누구에게도 쉽게 받지 못할 최고의 위로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상처받거나 우울해하는 자신을 탐탁지 않아 한다. 이런 상황에 놓이면 자신이 나약해서, 내가 무언가 잘못해서 그런 거라 자책한다. 약해진 자신을 회복시키려고 하기보다 스스로를 채찍질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인간은 강해질 수 있는 만큼 약해질 수도 있는 존재다. 지금 내가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모든 통증과 감정은 나의 현재 상태를 알리는 신호다. 자신만 알아챌 수 있는 경고를 무시하고 나를 소중하게 대하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점점 더 지칠 수밖에 없다.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려면 나도 약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을 관찰하며 나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나는 곧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던 문제들이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무언가 달라져서 그런 게 아니었다. 회복했을 뿐이었다. 우리에게는 모두 회복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신에게 이런 시간을 허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때 혼자 있는 시간은 우리를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여유를 선사한다. 늘 강할 필요는 없다.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된다. 상처를 받았으면 치료하고 무언가 잘못했으면 용서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슬프면 울고 힘들면 쉬고 무거우면 내려놓자. 지금 느끼는 감정들을 억누르지 말고 굳이 달라지려고 노력하지 말자. 혼자가 되면 나도 몰랐던 마음 한 구석의 응어리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 응어리가 돌덩이가 되지 않도록 나를 돌봐야 한다. 혼자일 때 비로소 나의 예쁜 구석이 보인다. 타인에 비해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괜히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망신을 당하기 싫어 여럿이 모인 자리를 피하거나 부족함을 들킬까 봐 타인에게 큰 소리를 치기도 한다.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바로 다른 사람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다른 사람이 정해놓은 기준을 따르지 않았다면 그 기준에서 벗어날 일도 없고 열등감도 느끼지 못했겠지만 세간의 평가에서 자유로워지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가는 길에만 집중하자라고 아무리 되뇌도 나도 모르는 사이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르는 것이다. 예전에 나는 다른 사람처럼 하지 못하면 내가 부족하다고 단정 지었다. 다른 누군가가 하기 때문에 나도 어서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재촉했다. 늘 남들보다 더 배우고 더 발전하고 더 빨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더 잘할 수 있는데 왜 그러지라고 자책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법도 한데 뭐가 그리 불안했던 걸까? 모두가 인정하는 예쁘고 멋진 사람이 되는 것에 집착했다. '나는 왜 45킬로그램이 될 수 없지? 나는 왜 눈이 나빠서 안경을 써야 하지? 나는 왜 이것도 못하지?' 등 작정하고 스스로 깎아내리기 위해 거울로 나의 모습을 하나하나 뜯어봤다. 나 자신이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다. 어느 날 나는 스스로 문제라고 생각하는 점들이 생겨난 이유를 하나씩 생각해 봤다. 온종일 공부하고 일하느라 살이 쪘다. 지난 몇 년간 책을 몇 백 권씩 읽고 내내 컴퓨터 모니터를 보느라 눈이 나빠져 어쩔 수 없이 안경을 써야 했다. 다른 사람들이 잘하는 일을 내가 못하는 이유는 한 번도 그것을 배워본 적이 없으니 당연했다. 돌이켜 보니 나는 다른 사람의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이 될 기회를 놓친 게 아니라 그 대신 다른 걸 이룬 것이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나 자신을 들여다보니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늘 탐탁지 않아 했던 지금 나의 모습 또한 내가 피땀 흘려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나는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의 자존감이 낮아지는 이유는 실제로 우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알려고 하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참 별로다. 왜 이것도 못하지? 내가 하는 일이 그렇지. 뭐.' 등 온갖 부정적인 생각을 할 시간은 늘 넘쳐난다. 하지만 나 자신이 얼마나 특별하고 괜찮은 사람인지, 지금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생각할 기회는 흔치 않다. 아마 대부분 '나 이거 진짜 잘하네!'보다 '난 왜 이것도 못하지?'라고 생각한 적이 더 많았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저 이거 잘하죠?'라고 말하기보다 '제가 아직 부족해서요. 죄송합니다.'라고 하는 게 더 호감을 얻을 테니까. 주위를 둘러보면 대단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이 멋져 보이는 이유는 우리가 그들의 장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스스로의 장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면 내가 달리 보인다. 이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이유 없이 자존감이 낮아지거나 자신감을 잃을 때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세상이 정한 예쁜 사람, 성공한 사람, 괜찮은 사람의 조건에서 잠시 멀어지면 나의 장점이 훨씬 두드러지게 보인다. 나는 타인의 기준이 아닌 오로지 나의 기준으로 나를 차근차근 들여다봤다. 모두가 좋아하는 긴 머리에 청순한 이미지는 아니지만 큼직큼직해서 시원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다. 나만의 매력은 충분했다. 더 꾸미지 않아도 나는 이미 아름다웠다. 그것도 모르고 지속적으로 나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려 한 것이었다. 이렇게 자신에게 집중하면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 모두가 생각하는 행복과 성공이라는 기준에서 벗어나 잠시 혼자가 됨으로써 나만의 장점을 뚜렷하게 확인하고 스스로를 더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만의 시간을 통해 나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로 선택했고,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확인했다. 나아가 이 깨달음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나만의 가치를 찾아냈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한 알게 되었다. 지금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될까 하고 자존감이 낮아져 힘들어하고 있다면 혼자만의 시간이 특효약이 되어줄 것이다. 남들이 귀 기울이지 않는 자신만의 생각을 들어보고,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깨닫는 시간을 가져보자. 좋은 음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면 건강해지듯이, 좋은 말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나 자신을 채우면 강해질 수 있다.
거리 두기
나만의 시간이 나에게 안겨준 가장 뜻깊은 선물은 바로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 인정을 구걸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내고,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발견하고, 그렇게 찾아낸 가치를 위해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면서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을 내 힘으로 그려나갈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게 되어도 상처받거나 기분이 상하지 않았다. 나는 타인과 비교할 수 없는 멋진 사람이라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겠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있다. 밥을 먹을 때는 젓가락질을 잘하니 못하니 평가당할까 봐, 길을 걸을 때는 누군가 자신의 걸음걸이를 보고 있을까 봐 걱정한다. 일을 할 때도 타인에게 그럴듯하게 보이는 데만 열중해서 뭘 하든 온통 형식과 절차에만 얽매인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중요할 때도 있다.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다 행여나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까 봐 걱정하거나, 주변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말투나 태도, 자세를 고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바람직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더 나은 나를 만든다는 관점에서는 궁극적으로 다른 사람의 평가와 시선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인생에서 추구해야 하는 목표가 남들의 시선에 가려질 수 있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는지, 나에게 관심이 있는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에 신경을 꺼보자. 그러면 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많아진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겁 없이 추진해 보는 용기가 생기고 다른 사람 눈치 보느라 소비하던 에너지를 온전히 자신에게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잘 생각해 보면 하고 싶은 일도 많이 있을 것이다. 더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누군가에게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어도 그것이 앞으로 살아갈 수많은 나날에 미칠 영향은 극히 작다. 자유로운 혼자가 되는 것이 타인과 함께 세상 속에 갇혀 있는 것보다 인생에 얼마나 더 큰 즐거움과 행복을 안겨주는지 직접 경험해 보길 바란다.
꾸준함의 첫 번째 비결: 반복
나는 심적으로 부담을 느끼거나 일이 바쁠수록 일정한 시간에 똑같은 루틴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무언가 반복하면 안정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하지 않는 한 나의 하루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같은 시간에 기상하고 출근할 준비를 한다. 같은 버스를 타고 회사에 가고 같은 시간에 점심을 먹고 비슷한 시간에 퇴근한다. 집에 와서는 어제저녁에 했던 여러 가지 루틴을 반복한다. 말로만 들어서는 지루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나의 꾸준함의 첫 번째 비법이다. 새벽 기상이든 취미생활이든 자기 계발이든 한 번 시작한 걸 꾸준히 유지하려면 습관을 넘어 일상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도록 반복해야 한다. 매일 하는 것이 당연해야 하고 특별한 게 아니어야 한다. 지난 몇십 년간 나는 새벽 기상과 운동을 꾸준하게 했다. 이제는 그게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새벽 기상과 운동을 하지 않는 날에는 몸이 불편하다. 그리고 지난 3년 동안에는 영상 편집을 꾸준하게 했다. 편집을 하지 않는 날에는 허전함과 공허함이 몰려온다. 지난 4, 5개월간은 복싱과 춤을 꾸준하게 배웠다. 단 한 번도 수업에 빠지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 있을 만큼 나 자신에게 엄격했다. 내가 이렇게 된 계기가 있었다. 오랜 시간 수험 생활을 하고 똑똑한 사람들과 함께 교육을 받으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이 있었다. 머리 좋은 사람은 부지런한 사람을 따라갈 수 없고 부지런한 사람은 꾸준한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꾸준한 사람은 부지런한 사람, 머리 좋고 똑똑하기만 한 사람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 한 번 생각할 것을 두 번, 세 번 생각해 보고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경험한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월등하게 유리할 텐데 꾸준한 사람은 이 과정을 살아가면서 계속 반복한다. 여기서 핵심은 반복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대충 하더라도 멈추지 않고 또 해보는 것이다. 꾸준하게 하는 것과 완벽하게 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무언가를 꾸준하게 한다는 것은 실수가 잦아도 큰 변화가 보이지 않아도 지루하더라도 계속 다시 하는 것이다. 즉 정확도보다는 루틴을 더 우선순위에 둔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지치지 않고 반복하는 사람들은 시도 횟수가 많기에 자연스럽게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더 다양한 기회를 만나게 된다. 그러니 결국 최종 결과도 다를 수밖에 없다. 나는 이것을 깨닫고 난 뒤 반복을 무기로 삼았다. 남들보다 머리가 좋거나 재능이 뛰어나지 않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이것은 최고의 방패였다.
꾸준함의 두 번째 비결: 휴식
잠이 오지 않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일 년에 한두 번은 꼭 찾아온다. 무기력증인지 슬럼프인지 모르겠지만 모든 게 귀찮고 아무도 만나기 싫어진다. 평소와 달리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들다. 알람이 울리고 무거운 몸을 일으켜보지만 평소처럼 아침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지지도 않고 영 기운이 없다. 이럴 때 나는 새벽 기상을 포기하고 출근 전까지 다시 푹 잠을 잔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휴식이 필요했을 뿐이다. 가끔 이유 없이 지칠 때는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쉰다. 그러면 금세 다시 활기를 찾는다. 왜 우리는 열심히 달릴 때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할까? 잠시 멈춰서 쉬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큰 문제가 생긴 것처럼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기고 포기라는 단어를 쉽게 입에 담는다. 그리고 빨리 회복해야 한다며 자신을 재촉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좌절에도 일어나고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열심히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우리는 쉬면서 늘 죄책감을 느낀다. 아직은 괜찮다고 생각해 오랫동안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틈틈이 쉬는 시간을 즐겨야 나를 무너뜨릴 정도로 큰 파도가 오지 않는다. 지금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면 내가 무능해서 그런 게 아니라 너무 열심히 달리다 보니 그동안 해소해야 했던 피로가 몰려온 것이라고 생각하자. 스스로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걱정하지 말고 잠깐 쉬었다 가자. 쉬기로 결정했을 때는 불안해하지 말고 푹 쉬어야 한다. 평소보다 늦잠을 자보자. 나도 모르게 눈이 일찍 떠졌다면 침대에 누워서 음악을 들으며 가만히 누워 있어 보자. 직장인이라면 과감하게 연차 휴가를 내버리는 것도 좋다. 뭐가 나를 지치게 하는지 답을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이다. 지쳤을 때 쉬는 것보다 꾸준함을 유지하는 더 효과적인 방법은 지치기 전에 미리 쉬는 것이다. 습관은 단기간에 자리 잡는 게 아니다. 매일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정하는 게 아니라 사흘을 성공했으면 하루는 쉬고 다시 닷새를 목표로 해야 한다. 겨우 3이라고 포기했네가 아닌 3일 했으니 오늘은 쉬고 내일 다시 시작하자로 관점을 다시 바꾸는 것이다. 지칠 때 쉬는 것과 지치기 전에 쉬는 것은 확실한 차이가 있다. 모든 에너지가 소비된 상태일 때는 긴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모두 지쳐 있으니 자신감도 잃게 되고, 내가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지, 그냥 여기서 그만두는 게 나을지 의심하게 된다. 반면 지치기 전에 주도적으로 쉬는 시간을 가지면 회복이 아닌 에너지를 충전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과 확신이 생긴다. 이것이 나의 꾸준함의 두 번째 비결이다. 무엇보다 목표에 따라 다르게 휴식을 취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나는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공부하느라 집중력을 지나치게 소모했을 때,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했다. 자기 개발서나 동기를 부여하는 문구를 찾아 읽고, 유명 인사들의 강의를 들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때로는 씻지도 않고 온종일 침대에 누워 있기도 했다. 반면 일하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 때는 등산이나 수영 등 몸을 움직여서 잉여 에너지가 머릿속에 고여 있지 않도록 노력했다. 꾸준하게 무언가를 하다 보면 그 일 자체는 쉬워질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하는 게 쉬워지진 않는다. 쉬는 것은 게으른 게 아니다. 슬럼프가 반드시 위기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만 있다면 잠시 쉬어가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꾸준함의 세 번째 비결: 즐겁게 하기
잘 생각해 보면 누구에게나 지금 하는 일을 즐겁게 할지 말지에 대한 선택권은 주어진다. 그리고 나는 즐겁게 하는 것을 선택했다. 그래서 일이든, 운동이든 취미 생활이든 하고자 하는 일은 물론 하기 싫은 일도 어떻게 하면 즐겁게 할 수 있을지를 제일 먼저 생각하곤 한다. 즐거움이 없으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 잘하고 싶다는 의욕보다는 포기하고 싶다는 욕구가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즐겁게 하는 게 왜 어려울까? 각자마다 방식이 다르겠지만, 내가 무언가를 즐겁게 한다는 것은 그 일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어떻게 하는 일이 모두 재미있을 수 있겠는가? 매일 하던 일인데 가끔은 충동적으로 전부 집어치우고 싶을 때도 있고, 예전에는 좋아했던 일인데 더 이상 흥미가 생기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럴 때 내가 즐거워하는 행동과 즐겁지 않은 일을 함께 하면 큰 도움이 된다. 하루를 즐겁게 만드는 또 다른 팁을 공유하자면 바로 내가 느끼는 즐거움을 자주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오늘 새벽에 한 시간 동안 운동을 했는데 너무 개운해요. 내일 또 해야겠어요. 대리님도 해보세요. 어제 제가 그림을 하나 그려봤는데 생각보다 예쁘게 나온 거 있죠? 스트레스도 풀리고 꽤 재미있어요. 팀장님도 해보세요.' 물론 나의 이야기를 굳이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이런 소식을 공유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긍정적인 이야기를 나누면 주변 사람들에게는 물론 나 자신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 그리고 믿기 어렵겠지만 이렇게 일상에서 느끼는 즐거움 자체가 무언가를 꾸준하게 실천하는 연료가 되기도 한다. 어제를 어떻게 보냈는지와 무관하게 아침은 오고 매일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된다. 그러니 이왕이면 즐겁게 하루를 보내보자.
실패했던 일도 여유를 갖고 다시 접근해 보자. 같은 길이라도 이번에는 색다르게 가벼운 걸음으로 걸어보자. 이유 없이 웃어보기도 하고 자존심 같은 거 내세우지 말고 대면대면한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말도 걸어보자. 피해 볼까 봐, 손해 볼까 봐 너무 긴장하지 말고 오늘은 힘을 좀 빼보는 거다. 때로는 삶을 조금 가볍게 받아들이는 게 꾸준함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꾸준함의 네 번째 비결: 목표와 상황을 분리하기
너무 힘들어서 도전을 그만두고 싶은 상황이라면 곰곰이 생각해 보자. 과연 그 꿈이 힘든 걸까 아니면 지금 내가 처한 환경과 상황이 나를 힘들게 하는 걸까? 대부분 후자일 것이다. 공부를 예로 들어보자. 많은 수험생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공부 자체 때문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뒤처진다는 생각, 놀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상황,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그런 경우가 많다. 즉 우리가 무언가를 포기하게 되는 이유는 우리의 목표와 실제로 무관하다는 것이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나 역시 한때 그랬다. 운동 자체는 귀찮지 않았다. 하지만 준비물을 챙기고 헬스장까지 가는 그 길이 너무 멀게 느껴졌다. 특히 날씨가 안 좋을 때는 그냥 따뜻한 침대에 누워 푹 쉬고 싶었다. 그걸 모르고 운동이 힘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를 진짜 힘들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후에는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바로 회사 근처에서 운동하는 것이었다. 집에 가려면 무조건 헬스장을 지나쳐야 했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몇 년간 꾸준하게 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포기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 스트레스의 원인이 무엇인지도 관찰해 보자. 그리고 요인을 하나씩 정리해 보자. 인간관계가 문제라면 상대방과 거리를 두거나 글을 차단해도 무관하다. 금전적인 문제라면 지출을 자제할 수 있는지, 추가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는지 생각해 보자. 자꾸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는 자신이 문제라면 나만의 시간을 통해 중심을 잡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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