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4시 30분에 일어나는 이유
새벽은 내가 주도하는 시간 사람들은 나에게 늘 이렇게 묻는다. 왜 그렇게 일찍 일어나세요? 그러면 나는 이렇게 답한다. 새벽에 일어나서 공부해서 직장을 다니면서 원하는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고, 꾸준하게 운동해 다이어트와 건강 관리에 성공했고, 편집을 배워 유튜브도 시작할 수 있었고, 자아 성찰을 통해 자신감과 자존감도 높아졌는데 어떻게 새벽 기상을 포기할 수 있겠어요? 그러면 다시 이런 질문이 돌아온다. 왜 하필 오전 4시 30분이에요? 똑같은 일을 오후에 해도 되잖아요 나는 새벽을 내가 주도하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 밖의 시간은 운명에 맡기는 시간이라 표현한다. 생각해 보면 하루 중 순전히 내 의지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나의 계획과 상관없이 예상치 못한 일에 주의력과 시간을 뺏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두가 잠든 새벽에는 갑자기 일정이 변동될 확률이 드물다. 뜬금없이 연락해서 함께 식사하자거나 추가 업무를 부탁하거나 잠깐 수다를 떠자는 사람도 없다. 주위를 빼앗을 흥미로운 일도 잘 일어나지 않는다. 누구도 나에게 관심이 없고, 나 또한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다. 따라서 새벽에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나만의 속도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새벽 기상으로 생긴 여유 시간은 일어나기만 하면, 즉 나와의 약속을 잘 지키기만 하면 언제든 추가로 얻을 수 있는 면 주체적인 시간이다. 그리고 일찍 일어나면 일어날수록 내가 주도하는 시간은 늘어난다. 4시 30분 기상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어떤 일에든 집중을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새벽에는 방해하는 요소도 없을 뿐만 아니라 푹 잠을 자고 일어났기 때문에 모든 일정을 끝마치고 기진맥진한 저녁보다 에너지가 더 많다. 새벽 기상을 실천하지 않았을 때는 나 역시 오후에 나만의 시간을 갖곤 했다. 하지만 퇴근을 할 때쯤이면 이상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오죽하면 집에 갈 힘이 없어서 퇴근하지 못한 적도 있을 정도다. 전날 밤에 한 번도 깨지 않고 출근하기 직전까지 잠을 잤는데도 일하느라 기력을 전부 소진한 탓에 저녁이 되면 너무 피곤했다. 반면 새벽에는 평소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하고 싶은 의욕이 샘솟았다. 나아가 하루를 여유롭게 만들어 준다는 점도 내가 아침형 라이프 스타일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일찍 일어나 할 일을 미리 해두면 저녁에 느긋하게 그날을 마무리할 수 있다. 또한 아침에 일어났는데 몸이 좋지 않아 쉬었거나, 하려고 했던 일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거나, 혹은 갑자기 계획이 변동돼서 할 일을 미처 다 끝내지 못했더라도, 저녁에 일과를 마무리할 두 번째 기회가 있다는 생각에 조바심을 가지지 않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다. 매일 아침 울리는 알람 소리도 놓치는, 아무도 강요하지 않는 이른 새벽에 일어나는 게 정말 가능할지 의문을 품을 것이다. 하지만 한 번만 새벽 기상에 성공해 보면 장점을 깨닫고 자진해 일어나게 된다. 매일이 아니라 주 3회만이라도, 4시 30분이 아니라 평소보다 1시간 만이라도 일찍 일어나는 데 성공하면 평소보다 여유로워질 수 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하루를 시작하기 전까지 짧게라도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면 삶의 만족도가 확 달라진다. 시간에 쫓기며 여기저기 끌려 다니지 않고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벽에는 나를 우선순위에 두자.
살이 찌면 식단을 관리하고 운동을 하는 것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은 업무에 지치거나 삶에 변화가 필요할 때 내가 자주 사용하는 특단의 조치다. 마음이 우울하고 힘들면 나 자신을 돌아보기보다는 나를 서운하게 하는 상황을 탓하는데 사로잡힐 수 있다. 그로 인해 온종일 잠만 자기도 하고, 최대한 해야 할 일을 미루며 현실을 회피하기도 한다. 극단적인 경우 도박 같은 잘못된 유혹에 빠지기도 하고, 술, 게임, 타임 같은 외부 요소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된다. 인생에서 이렇게 힘든 시기를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이 시기가 삶의 전환점을 만들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난과 역경 그 자체보다 더 큰 문제는 다시 일어서야 하는 순간이 왔는데도 슬럼프에 발목이 잡혀버린 탓에 일상으로 복귀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새벽 기상이 해답을 찾아줄 수 있다. 나의 경우 새벽 4시 30분부터 출근길에 나서기 전까지가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치유의 시간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생긴 나만의 시간에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그들의 처지를 지나치게 배려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 외부의 자극이 아닌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면 상처를 극복하고 조금씩 달라지는 자신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4시 30분에 일어나기로 정한 특별한 이유는 딱히 없다. 10시쯤 잠들었을 때 피로를 느끼지 않을 만큼 푹 자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기 적당한 시간이라고 판단했을 뿐이다. 4시 30분에 일어나면 서두르지 않고 평소보다 천천히 움직여도 약속에 늦거나 일정이 밀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느긋하게 눈을 떠 향이 좋은 초를 피우고,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고, 책상에 앉아도 다섯 시가 채 되지 않는다. 이렇게 아침에 여유가 생기면 평소 신경도 안 쓰던 이부자리를 정리해 보고 책상에 앉은 먼지를 닦을 수 있다. 뜨거운 물로 오랫동안 샤워하며 뭉친 근육을 풀거나 바쁠 때는 신경 쓰지 못했던 머릿결을 관리하기 위해 트리트먼트를 사용해 볼 수도 있다. 늘 거르던 아침도 든든하게 챙겨 먹을 수 있다. 그래도 시간이 남는 날에는 점심, 도시락까지 준비할 수 있다. 이렇게 아침을 보내다 보면 나에게 주어진 하루와 나 자신을 소중히 대하는 방법을 알게 돼 자연스럽게 자존감이 높아진다. 이런 일들은 모두 나 자신을 우선순위에 두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단순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과 나 자신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은 다르다. 전자는 나를 안정시키기 위해 여유롭게 보내는 시간이라면, 후자는 내 마음이 가는 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이기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내가 편한 행동을 하며 나를 찾는 시간이다. 눈을 뜨자마자 허겁지겁 출근할 준비를 하지 말고 좋아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해 보자. 주말 같은 아침을 보내는 것이다. 나는 새벽에 음악을 듣고 차를 마실 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기도 한다. 그러다 어떤 목표가 생기면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시간을 투자한다. 회사 일과 별개로 내가 하고 싶은 일과 계획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다. 만약 삶에 자극이 필요하거나 심난하거나 게을러졌다면 이렇게 자신의 생활 패턴을 점검해 보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나를 우선순위에 둬보자. 무조건 앞으로 내달리기보다 고요한 새벽에 잠시 멈춰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내가 머무는 공간이 잘 정돈됐는지, 건강은 잘 챙기고 있는지 등 나 자신을 둘러보는 것이다.
오늘부터 달라져 보자. 당신이 잠든 사이에 다른 사람들은 이미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 4시 30분에 눈을 뜨는 것만으로 나의 삶은 달라졌다. 단순히 저녁에 할 수 있는 일을 오전에 빨리 해치우게 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자면서 꿈을 꾸기보다는 새벽에 일어나 꿈을 이루려고 노력한다. 꿈에 한 발 더 다가가는 여러 방법 중 하나는 내가 가고 싶은 길을 이미 걷고 있는 사람들과 직접 소통해 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조언뿐만 아니라 저 사람들처럼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겠다는 좋은 정서적 자극을 얻을 수 있다. 단 그 사람들은 대부분 나를 모르기 때문에 먼저 연락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나는 평소 만나보고 싶은 유명인이나 존경하는 사람들에게 무작정 연락을 한다. 특히 로스쿨 재학 시절 일주일에 이틀 정도, 새벽에 특별히 할 일이 없으면 평소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 대상은 주로 존경하는 법조인, 나중에 한국에 가면 만나보고 싶은 변호사님들이었다. 공개된 이메일 주소를 따로 찾을 수 없을 때는 직장으로 직접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처음에는 이런 행동에 실례가 되지 않을까, 내가 그들에 비해 너무 초라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나는 학생이니 모르는 게 많은 것이 당연하고 바쁜 사람들은 알아서 연락을 무시할 테니 지나친 염려였다. 이 점을 깨닫고 나서는 아무리 상대가 유명해도, 회신을 받지 못하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학생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바보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평소 물어보고 싶었던 것들을 마음껏 질문했다. 아무 의미 없는 일일 수도 있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하며 언제 어떻게 싹이 틀지 모르는 씨앗을 조금씩 심었다. 놀랍게도 이메일에 답장을 받을 때도 있었다. 심지어 흔쾌히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는 시간입니다. 커피 젯을 수락하거나 멘토가 돼 준 것은 물론 지인을 소개해 주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그런데 이들을 실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니 의외의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이런 유명한 사람들은 평소 학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많이 받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때로는 상상 이상의 기회를 얻기도 했다. 평소 만나보고 싶었던 한 변호사님에게 잠깐 시간을 내줄 수 있는지 이메일을 보냈더니 뜻밖의 회신이 왔다. 내일 아침 6시 30분까지 다운 레스토랑으로 올 수 있으신가요? 6시 30분이라니 내가 이메일을 잘못 이해한 줄 알고 이렇게 되물었다. 혹시 오후 6시 30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요 오전 6시 30분입니다. 다음 날 아침 6시 25분에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는 내가 연락을 주고받았던 변호사님 뿐만 아니라 관할 판사님, 검사님 그리고 다른 로펌 변호사님들까지 함께 있었다. 순간 장소를 착각했나 싶었지만 잘못된 것은 없었다. 알고 보니 그날은 여성 법조인들이 주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날이었다. 출근하고 나서는 다들 너무 바빠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 보니 아침 시간을 활용해 만나온 것이었다. 눈으로만 접했던 사람들과 아침 식사라니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속으로는 모든 것이 긴장되고 설렌다. 지금도 어떻게 이런 행운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모른다. 그저 새벽에 일찍 일어나 평소 시험에 합격하면 함께 일해보고 싶었던 로펌 대표 변호사님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아침 6시 30분까지 약속 장소에 나올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평소 동경해 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행운을 노렸다. 모임 구성원 중 한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지 않으면 자주 와요. 이 모임 말고 다른 모임도 많아요. 그 모임은 오전 7시에 시작해요. 네 앞으로 언제든지 올 수 있어요. 나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당시 오전 8시 혹은 9시부터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6시 30분에 모임이 참여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그렇게 일주일에 한두 번 이 모임에서 평소 우상으로 여긴 법조인들의 삶은 어떤지 직접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책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현실적인 가르침이었다. 로스쿨 졸업 후에는 법원에서 일하면서 모임 구성원들과 더 가깝게 지낼 수 있었다. 더 이상 학생이 아닌 사회인 법조인으로서 출근 전 함께 모여 커피를 마시고 아침도 먹으며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일하느라 바빠 정신이 없을 때도 꾸준히 좋은 관계를 이어나갔고, 지금도 서로에게 조언과 도움을 주고받는 선후배 사이로 지내고 있다. 이처럼 새벽에는 생각보다 많은 일이 일어난다. 내가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을 동안 어떤 사람은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어떤 사람은 내가 원하는 위치에 이미 도달한 채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들에게 새벽은 수면 시간이 아닌 활동 시간이다. 피곤하다고 계속 침대에 누워 있으면 달라질 수도, 멀리 갈 수도 없다. 반면 무거운 몸을 일으켜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면 상상 이상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이때 실패할까 봐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새벽에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다른 사람들보다 한 걸음 더 앞서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하루를 어떻게 쓰는지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 그리고 그 결정에 따라 삶이 바뀐다.
새벽 새로운 문이 열리는 시간
나는 한국에서 취업하기 전까지 항상 일과 공부를 병행해 왔다. 단 한 번도 공부만 한 적은 없었다. 대학교를 다닐 때는 캠퍼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로스쿨을 다닐 때는 파트타임으로 로펌에서 근무를 했다.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시험을 공부할 때도 법원에서 일했다. 물론 쉽지는 않았지만 이 모든 일을 잘 해낼 수 있었던 비결은 새벽 시간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었다. 혹시 지금 하는 일, 혹은 자신의 전공과 전혀 무관한 일을 하고 싶은 적이 있는가? 취미를 넘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싶은 일은 없는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하기에는 겁이 나고 적당한 때를 기다리자니 좋은 기회를 놓칠까 봐 걱정되는 경우가 분명 있을 것이다. 이렇게 꿈과 목표에 과감히 도전하고 싶지만 가족이나 직장 등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면 새벽 기상을 실천해 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새벽 기상으로 확보한 시간은 인생의 보너스 타임이다. 회사의 업무나 학교의 과제처럼 이 시간에 내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없다. 따라서 이때는 어떤 일을 해도 잃는 것이 없다. 즉 새벽은 내가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었지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그냥 질러보는 시간이다. 평소 같으면 상상만 하고 말았을 일들, 정말 시간이 남는 게 아니면 굳이 하지 않았을 행동을 새벽에 저질러 보자. 날이 밝아옴과 동시에 다가오는 기회가 보일 것이다. 그 행운을 그냥 잡기만 하면 된다.
4시 30분 새로운 날을 만났다.
4시 30분에 기상하는 방법 5 4 3 2 1 일어나자 새벽 4시 30분이다. 알람이 울린다. 나에게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다. 지금 일어나서 씻고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어젯밤 나와 약속한 하루를 시작하든지, 아니면 알람 소리를 무시하고 그냥 푹 자고 일어나서 예전과 다른 바 없는 나날로 돌아가든지. 지금 이 순간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에 따라 앞으로의 삶은 달라질 것이다. 사람들은 침대에 누운 채로 자기 자신과 너무 많은 대화를 한다. 지금 일어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5분만 더 자고 일어나야지 아침에 할 일은 있다, 퇴근하고 저녁에 해야겠다 등등.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자기 합리화를 하다가 다시 잠에 들어버린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할 여유도 없다. 5 4 3 2 1 땡 4시 30분에 알람 소리를 듣는 순간부터 5초 카운트 다운을 시작한다. 그 5초 안에 알람을 끄고 눈을 비벼서라도 일어나는 게 나만의 규칙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데는 생각보다 특별한 비법이 없다. 그냥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눈을 떠서 몸을 일으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렇게 해도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 실제로 수면 전문가 닐 로빈슨에 따르면 피곤하다고 해서 알람을 끄고 다시 잤다 깨면 수면 사이클이 시작됐다가 갑자기 중단돼 온종일 피로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너무 피곤해 일어나기가 힘들 때는 나중에 쉴 수 있다고 나를 다독인다. 잠은 출근하면서 버스 안에서 잘 수 있다 지금 일어나서 밀린 일을 처리하고 주말에 푹 쉬면 된다 아침에 운동하면 저녁에 친구를 만날 수 있다 등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5초만 견디면 된다. 5, 4, 3, 2, 1 일어나자. 이렇게 짧지만 힘든 싸움에서 승리하면 곧장 화장실로 향한다.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얼굴에 스킨로션을 바른다. 부엌으로 가서 따뜻한 차를 준비하고 방으로 돌아와 지금 기분에 어울리는 음악을 든다. 이 모든 과정은 잠을 깨는 방법이자 나 자신에게 오늘 하루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의식이다. 알람이 울렸을 때부터 책상 앞에 앉을 때까지 매일 아침에 루틴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가끔은 내가 이 행동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만큼 무의식적으로 몸에 배어버렸기 때문이다.
새벽 기상을 즐기는 자와 포기하는 자의 차이점
4시 30분에 일어나는 일상을 공유하다 보면 새벽 기상에 실패했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을 간혹 만난다. 알람을 꼼꼼하게 설정하고 전날 밤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왜 이렇게 일어나는 게 힘든 걸까? 몇 번의 시도 끝에 새벽 기상에 성공했다고 해도 오후만 되면 너무 졸려서 3일 정도 참아보다 더 이상 못하겠다고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처음부터 새벽 기상이 딱히 어렵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졸린 느낌 없이 상쾌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을 결정짓는 유전자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새벽 기상에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을 보상으로 해석하는 가다. 새벽 기상을 수월하게 성공하는 사람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생긴 여유 시간에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 또는 추가 자유 시간을 확보했다는 것을 큰 보상으로 여긴다. 이를 통해 매일 조금씩 변화하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지금보다 발전한 미래를 상상하며 새벽 기상을 계속하고 싶다는 열정과 의욕을 키운다. 반면 새벽 기상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딱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의 장점을 느끼지 못한다. 그 시간에 푹 자는 것이 일어나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보다 더 큰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새벽 기상을 실천하는 나 역시 알람이 울리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과 달콤한 잠을 더 자는 것 중 무엇이 나을지 고민한다. 그럴 때 지금 기상하지 않으면 잃을 것, 기상하면 얻을 결과와 일어나기 힘든 이 순간을 어떻게 보상받을지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지금 일어나서 원고를 쓰지 않으면 퇴근하고 쉴 시간이 없다. 지금 일어나서 운동해야 저녁에 실컷 치킨을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잠은 출근길 버스에서 충분히 잘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 항상 그날 저녁 일찍 기상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었던 목표를 확인한다. 새벽 기상에 익숙해지고 나서는 아침에 일어나 책상에 앉을 때 생긴 시간 그 자체가 즉시적인 보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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